‘밀크티 동맹’ 홍콩에 이어 태국도 민주화 촉구 반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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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동맹’ 홍콩에 이어 태국도 민주화 촉구 반정부 시위
지난 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한 시위자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속 마법사 복장을 하고 나와 영화 속 악당 볼드모트 사진을 들고 있다. 방콕|로이터연합뉴스


최근 한 달 새 태국 반정부 시위를 이끄는 ‘새로운 세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등학생·대학생이 주축인 이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 집회를 계획한다. 시위 현장에선 만화 주제가를 개사해 부르고, 영화 속 마법사 복장을 하고 나타나기도 한다. 조직된 시위가 아니라는 점, 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층이 창발적인 시위 문화를 만든다는 점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연상시킨다. 실제 홍콩 민주화 시위대와 태국 반정부 시위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대한다. 두 지역에서 밀크티가 인기 음료라는 공통점에서 착안, 태국과 홍콩 시위대는 서로를 ‘밀크티 동맹’이라고 부른다. ‘밀크티 동맹’은 각자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10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방콕 탐마삿대 캠퍼스에 약 3000명이 모여 반정부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18일 방콕 민주화기념비 인근에서 200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인 후 최대 규모다. 지난 7일 인권운동가 아놈 남빠가 선동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다음날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으나, 그의 체포에 반발해 시위는 더 커졌다.

태국에선 방콕과 치앙마이 등에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중심이 돼 3주 넘게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야당 퓨처포워드당을 정당법 위반을 이유로 강제해산하자 반정부 여론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 무렵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집회 금지령에 주춤했으나 지난 6월 반정부 활동가 완찰레암 삿식싯이 캄보디아에서 실종되자, 지난달 18일 거리로 나온 것이다.

1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탐마삿대학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도중 참석자들이 세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의회 해산, 헌법 개정, 반정부 인사 탄압 중지 등 3대 요구를 하고 있다.  방콕|EPA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탐마삿대학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도중 참석자들이 세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의회 해산, 헌법 개정, 반정부 인사 탄압 중지 등 3대 요구를 하고 있다. 방콕|EPA연합뉴스


더 멀리보면 지난해 3월 총선 후폭풍이다. 당시 퓨처포워드당은 군부 재집권 반대, 구시대적 헌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워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로 제2야당이 됐다. 하지만 총선 전체 결과는 여론을 반영하지 못했다. 2014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2016년 개헌을 통해 정부가 상원의원 전체 지명권을 가지도록 했다. 때문에 총선에서 제1야당인 친탁신계 푸어타이당이 하원 의석수에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원 과반 확보에 실패해 결국 친군부 팔랑쁘라차랏당의 쁘라윳 총리가 연임에 성공했다.

시위대는 의회 해산 및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 헌법 개정, 반정부 인사 탄압 중단 등 민주화를 위한 3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시위에선 영화 <헝거게임>에 등장하는 ‘세 손가락 인사’로 ‘3대 요구’를 표현한다. 지난 3일 집회에선 참석자 수백명이 소설 및 영화 ‘해리포터’ 마법사 복장을 하고 나와 “태국 민주화를 위한 마법을 걸겠다”고 말했다. 앞선 시위에선 일본 만화 ‘햄타로’ 주제가를 불렀다. “가장 맛있는 음식은 해바라기씨”라는 가사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납세자의 돈”으로 바꿔 군사정부의 부패를 꼬집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 참석한 한 시위자가 일본 만화 ‘햄타로’ 인형을 들고 있다. 시위대는 ‘햄타로’ 주제가를 바꿔 부르며 군사정부의 부패를 비판했다. 방콕|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 참석한 한 시위자가 일본 만화 ‘햄타로’ 인형을 들고 있다. 시위대는 ‘햄타로’ 주제가를 바꿔 부르며 군사정부의 부패를 비판했다. 방콕|로이터연합뉴스

태국 마히돌대학 정치학 교수인 뿐차다 시리분나부드는 지난 1일 영국 BBC 방송에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이 새로운 물결을 몰고 왔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이전 반정부 시위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세력, 이른바 ‘레드셔츠’가 주축이 됐던 반면 이번엔 소셜미디어로 느슨하게 연결돼 있는 불특정 10~20대들이 중심이다. 태국 출라롱꼰대 티띠난 뽕수디락 부교수는 7일 방콕포스트에 “태국에서 이렇게 광범위한 학생 시위를 본 적이 없다. 소셜미디어에선 새로운 젊은 리더들이 너무 많다”고 썼다.

태국 시위는 홍콩 민주화 시위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래시몹 시위 방식, 홍콩의 ‘5대 요구와 다섯 손가락’을 차용한 ‘3대 요구와 세 손가락’ 등이 대표적이다. 홍콩 시위대가 복면금지법에 저항해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하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것처럼 태국 시위대도 대중문화 아이콘을 사용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 주역인 조슈아 웡은 태국 시위 이틀째인 지난달 19일 트위터에 “홍콩인들은 태국의 동료들이 민주화 운동에 함께 했던 것을 잊지 못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유, 미래를 위해 싸우는 그들을 지지해야 할 때”라고 썼다. ‘밀크티 동맹’이라는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밀크티 동맹은 지난 3월 태국 유명인들이 ‘하나의 중국’을 무시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비난받은 것을 계기로 4~5월 홍콩과 대만, 태국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중국의 메콩강 댐 건설, 영토 분쟁 등을 비판하는 해시태그, 풍자 만화 등을 올리며 쓴 용어다. 관련 게시물만 수백만건에 달했다. 베트남과 필리핀 젊은층도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하면서 밀크티 동맹은 ‘반중 정서’를 대변하기도 했다.

태국 젊은층 일부는 지난 6월 톈안먼 민주화 운동 31주년 당시 방콕에서 ‘밀크티 쿠키’를 나눠주면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태국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태국의 저명한 활동가인 네띠윗 초띠팟파이싼은 10일 영문 매체 타이인콰이어에 쓴 기고에서 “홍콩 시위, 미국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우리의 싸움은 각자 독특하지만, 자유를 위해 나아가기 위해 연대한다”고 말했다.

홍콩·대만·태국의 ‘밀크티 동맹’을 표현한 이미지. 페이스북 페이지(milktealogy) 캡처
홍콩·대만·태국의 ‘밀크티 동맹’을 표현한 이미지. 페이스북 페이지(milktealogy) 캡처


중국 당국이 국가보안법·국가법 등을 시행하면서 홍콩 시위대는 최근 위축됐다. 태국 당국도 반정부 인사 및 시위 참가자 체포, 시위 참여자 채용 제한 엄포 등 강경책을 내놓고 있다. 또 시위대가 ‘왕실’의 정치 개입을 비판하자 친왕실파 세력이 맞불집회를 벌이면서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방콕포스트 칼럼니스트 빠리타 왕끼앗은 10일 “젊은층은 정치적 불안정과 뿌리깊은 불평등에 분노했다. 그들은 더 나은 사회를 추구할 자격이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단속만 한다면 더 큰 운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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