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수년 만에 부활한 ‘왕실모독죄’..23명 무더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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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지도부가 왕실모독죄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출석했다. / 사진=연합뉴스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5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시위 지도부 20여 명이 군주제 개혁을 외치다 왕실모독죄로 경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최대 규모로, 반정부 시위 사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전망입니다.

오늘(9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과 외신 등에 따르면 파릿 치와락과 파누퐁 짯녹, 파누사야 싯티찌라와따나꾼 등 시위 지도부 10여 명이 전날 경찰서에 출석해 왕실모독죄 관련 조사를 받았습니다.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지난달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가능한 모든 법을 사용하겠다고 언급한 이후 왕실모독죄가 적용된 반정부 인사는 23명이나 된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왕실모독죄는 최근 몇 년간 적용된 적이 없다면서, 23명은 수년래 가장 많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습니다.

이 단체 소속 푼숙은 언론에 “쁘라윳 총리 자신이 지난 6월 국왕이 왕실모독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왕실모독죄는 이제 정치적 도구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경찰에 출석한 짜투팟 분파타라락사도 “군주제 개혁을 이야기했다고 해서 왕실모독죄를 적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없게 만드는 것”이라며 “정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왕실모독죄인 형법 112조를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112라는 숫자에 줄이 사선으로 그어진 티셔츠를 입고 경찰서에 출석했습니다.

왕실모독죄는 왕과 왕비, 왕세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왕실모독죄 재판은 ‘국가 안보’라는 이유를 들어 비밀리에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언론 취재 역시 제한적이어서 인권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태국 지부는 왕실모독죄가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며 그 사용은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수나이 파사욱은 “왕실모독죄를 다시 들고나온 것은 태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와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시위대를 이끄는 단체 중 한 곳인 자유청년(Free Youth)이 지난주 페이스북에서 거론한 ‘공화국'(Republic) 이슈도 논란이 될 조짐입니다.

반정부 시위 주도 단체의 '리스타트 타일랜드' 로고 / 사진=Free Youth 페이스북 캡처
반정부 시위 주도 단체의 ‘리스타트 타일랜드’ 로고 / 사진=Free Youth 페이스북 캡처

자유청년측은 공화국이 대중이 주인이 되는 국가라면서, 지배자가 혈통에 의해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나오는 국가라고 설명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 단체는 “모든 사람은 원래 평등하다”는 영국 출신 미국 문필가 토머스 페인의 글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태국을 다시 시작한다”는 취지의 ‘리스타트 타일랜드’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간 방콕포스트는 이 캠페인에 대해 태국이 공화국으로 가야 한다는 데 대한 지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쁘라윳 총리는 정부가 이 캠페인이 법에 저촉되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누구라도 폭동을 선동한 것이 드러나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태국은 공화국이 아니며 공화국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태국은 1932년 절대왕정이 종식되고 입헌군주제로 전환됐습니다.

출처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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