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나선 태국학생 “박근혜 탄핵한 용기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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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1일 방콕 광장을 메운 시위대 군중들
ⓒ Anek Suwannaphoom

군주제와 군부통치를 반대하는 태국 민주화운동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세 손가락 경례’를 투쟁의 상징으로 삼고, 여러 언어로 된 선전물을 만들어 전세계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태국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10월 민주화운동에 참가한 단체 중 하나인 태국학생연합 활동가 통캄(가명)과 한 대학생, 공무원, 일반시민과 접촉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이메일, 소셜미디어, 전화 등으로 진행했다.

“정부가 국민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시위는 더 격해진다”

태국학생연합 통캄(가명)의 말이다.

“우선, 대한민국 언론과 처음 인터뷰를 해 기쁘다. 최초 시위는 2020년 2월 23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대해 전국 각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며칠 후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시위는 코로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모든 교육기관 등이 휴교하자 소강 상태가 됐다. 그러나 팬데믹 와중인 7월 18일 방콕에서 태국학생연합과 청년 활동가들을 주축으로 2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세 가지 조건을 요구하며 2차 시위를 시작했다.

하나, 정부는 의회를 해산하고, 둘, 정부는 시민의 자유에 위협을 멈추고, 셋, 새 헌법을 입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2주 이내에 정부의 응답을 요구한다. 정부가 국민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시위는 더 격해질 수밖에 없다.”

대다수 국민이 월수입 40만 원 이하인, 불평등 지수 전 세계 3위, 아세안 국가 중 1위(90.2%, 출처 CSRI 2018)인 나라 태국. 왕의 기행, 부패한 군부, 국가 재산의 70%를 독점한 상위 20%. 이런 현상은 태국 시민들에게 큰 절망을 안겼다. 2014년 군사쿠데타 후 군부 통치가 시작되자 국민은 절망감 속에서도 2019년 선거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상원의원 250명 선출도 군부가 선거를 조작해 군사정권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판이었다. 많은 국민이 코로나 여파로 직업을 잃었다. 그와중에 군부는 코로나 PCR 검사도 ‘재정이 없다’면서 제어하지 못했다고 한다. 국민은 사회의 불평등을 실감하며 국고를 탕진하는 왕과 무능한 군사정권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새로 즉위한 왕, 기행 일삼아… 더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  방콕 수남 루앙광장에서 태국국기를 흔드는 시위대
ⓒ The Asia Live

아래는 방콕 시민 챠차나의 말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럽의 식민지가 된 적이 없는 국가다. 국왕이 외교를 잘해서 그렇다며 태국 국민은 국왕에 큰 긍지를 느끼며 자부심이 강하다. 전국 어디에나 국왕의 초상화가 붙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왕실을 굉장히 신성하게 여기며 존경하고 있었다. 국가와 국민을 잘 관리하는 것이 국왕의 올바른 역할이다. 70년 동안 큰 존경을 받았던 라마 9세(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이 죽기 전까진 그랬다.

2016년 12월 현 국왕 라마 10세(마하 와치랄롱꼰)가 즉위했다. 그러나, 그는 민심을 외면하며 여성을 비하하고 비상식적인 기행을 일삼았다. 또 그는 국민이 코로나와 싸울 때 독일 알프스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며, 헌법을 바꿔 태국을 섭정 통치해 독일 정부의 항의도 받았다. 이런 실망감이 왕실과 군주제에 대한 비판이 차츰 거세지는 계기가 됐다.

태국인들은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것을 무례한 행동으로 여긴다. 그래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상급자는 결정을 내리고 하급자는 무조건 따르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경의를 표하는 게 태국인의 이상적 생각이다. 그래서 그동안 누구도 국왕을 간섭하거나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태국 민주화운동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참여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공식 통계는 없다. 하지만 지난 9월 19일 시위에 최대 5만여 명이 모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당시 시위대는 방콕 도심에서 밤을 새우고 이튿날 사남루앙 광장에서 “태국은 (왕)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고 외쳤다. 학생연합대표 판푸퐁 마이크 자드녹은 “권력자들은 국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군주제 폐지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광주항쟁, 박근혜 탄핵한 한국의 용기 본받고 싶다”

▲  방콕 시위현장에서 한 여학생이 세 손가락을 높이 들고 있다.
ⓒ Inventiva India

태국 공무원 싯왓의 말이다.

“시민들이 가장 화나는 것은 언론과 군부가 중립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군부는 왕실에 아부하며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부를 축적하기 위해 국민들을 탄압하고 있다. 지난 10월 27일에는 친 왕당파 단체 타이 비전과 친정부 시위대가 미국대사관 앞에서 외세는 간섭 말라면서 대규모 친정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정부의 사주로 친정부 시위가 자주 보인다.

6년째 권력을 누리는 태국 총리는 시위에 대한 가짜 뉴스를 언론에 흘리고, 시위 때문에 태국이 가장 암울한 시기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태국 언론은 안타깝게도 국민 편에 서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정확히 보도하고 태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세계 각국의 많은 언론의 감시를 바란다.”

통캄(가명)도 자국 언론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태국 군부가 어떻게 태국 민중을 탄압하는지도 전했다.

“태국 시민은 태국의 상황을 정확히 보도하는 한국 언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와 정의, 투명성을 요구할 뿐이다. 우리는 한국민이 만든 민주주의 역사를 잘 안다. 광주 항쟁과 박근혜 탄핵을 끌어내 새 역사를 만들어낸 한국민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 한국은 2016년 10월부터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을 들어, 2017년 5월 평화롭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태국 시위자들도 한국민의 광주항쟁, 1987년과 박근혜를 탄핵한 용기를 본받아 새 역사를 만들고 싶다.

현재 태국군부는 형법 112조(왕실모독죄) 등 법을 악용해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비상조치법, 국가 위생과 질서법, 컴퓨터 범죄법 등의 법 조항은 시민들의 시위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이용된다. 많은 태국 민주화 인사들과 인권 운동가들이 악법에 의해 실종되거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6건의 실종사건이 국가폭력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며, 이중 세 명은 시민단체와 관련이 있다.”

대학생 코숨은 태국 현장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태국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 등 노래에 맞춰 춤추고 합창하며 시위 자체를 즐기려 한다. 홍콩 사태처럼 우리도 시위 때 우산과 방독면 등으로 서로를 보호한다. K팝 팬클럽들은 성금을 모아 시위대를 지원하고 있다.

대만(facebook.com/tatdnow)과 홍콩(facebook.com/TH4HK) 시민단체도 일찌감치 힘을 보태고 있다. 비밀이 보장되는 텔레그램 메신저 사용자가 태국 내에서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고, 지구촌 곳곳에서 #StandWithThailand, #EverybodyIsALeader 태그 달기가 한창이다.”

통캄(가명)은 인터뷰 끝무렵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전했다.

“시위대는 왕실에 저항하는 상징의 의미로 세 손가락을 높이 들었다. 우리를 지지하고, 도움을 주는 행동에 감사하다. 그래서 가능한 한 전 세계 많은 사람이 태국의 현실을 공유하고 알아주길 바란다. 태국에 자유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국민의 힘이 주권자가 되길 간절히 원한다. 우리의 세 가지 목표와 주장은 사임, 변화, 개혁이다.”

태국의 영문표기는 ‘Thai Land’다. 이중 ‘타이’의 뜻은 ‘자유(ไทย)’다.

출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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